실리콘 나노입자에 실은 치료제, 암 표적까지 ‘총알배송’ (엔테라퓨틱스)
작성일
2023-06-15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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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기획 혁신창업의 길] R&D 패러독스 극복하자 〈49〉 강재승 엔테라퓨틱스 대표
엔테라퓨틱스를 창업한 강재승 서울대 의대 교수는 약물을 표적 부위까지 보내는 ‘실리콘 나노 입자 약물 전달 시스템(DDS)’ 기술로 인체 장벽에 도전장을 냈다.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에 있는 서울대 연건캠퍼스 연구실에서 만난 강 대표는 “로켓이 목표 궤도까지 올라가 위성을 사출하는 게 중요한데, ‘실리콘 나노 입자’가 로켓처럼 약물을 표적지까지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모셔다드리는 셈”이라고 설명했다.엔테라퓨틱스가 실리콘 나노 입자 기술을 가장 먼저 적용하려는 분야는 치료가 까다롭다는 췌장암과 뇌종양이다. 강 대표는 “항암 치료에서 가장 어려운 건 외부 물질이 체내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는 ‘인체 장벽’을 뚫는 것”이라며 “효과적인 췌장암·뇌종양 치료제가 있지만, 표적에 도달하는 약물은 극히 일부이고, 나머지는 다른 곳으로 퍼져 부작용이 생긴다. 그러다 보니 필요 이상의 약물을 투약하고, 이러면 내성이 생긴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리콘 나노 입자를 활용하면 체내 깊은 곳까지 효과적인 약물 전달이 가능해진다. 인체 거부 반응이 적은 실리콘을 몸속에 스며들 만큼 극소 나노 크기로 쪼갠 뒤, 약물을 실어 암·종양 등 표적 부위까지 ‘총알배송’하는 셈이다. 기존 약물도 실리콘 나노 입자 같은 새 약물 전달체(DDS) 플랫폼에 얹으면 새로운 특허가 된다. 손쉽게 약물을 투약할 수 있도록 정맥 주사와 경구용 전달체를 활용하는 게 이 회사의 목표다.
강 대표는 “약물 종류별 탑재율을 최적화해 더 다양한 종류의 약물을 실을 수 있도록 DDS 플랫폼을 확장할 계획”이라며 “현재 미국 스피네커 바이오사이언스, 벨기에 아데나 등과 협력해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 승인을 얻는 등 상용화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출처: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167126#home